
예전에는 만화책하면 곧잘 순정 만화를 읽고는 했는데. 요즘은 이렇게 러브라인이 주가되지 않고 주인공을 응원하게 되는 이야기가 좋다. 특히 고깔모자의 아틀리에 같이 어린애가 주인공이라면 더더욱 응원하고 싶어진다. 메달리스트 또한 그랬다. 다소 강압적인 어머니의 만류에 제 뜻 한번 펼치지 못했던 작은 아이가 그럼에도 스케이팅이 하고 싶어서 몰래 스케이터장에 들어가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제대로 된 교육 한 번, 제대로 된 경기 한 번 나가지 못한 채 꿈을 위해 조그만한 노력을 하는 게 얼마나 장하고 안타깝던지. 마찬가지로 꿈을 이루지 못한 어른인 츠카사 선생님과의 케미와 대비가 가슴에 사무쳤다.
사실 이렇게 말했지만 나는 어린아이를 꾸준히 훈련시켜 올림픽 선수로 내보내는 데에 회의적이다. 아무리 인생사 마음대로 되지 않고 노력한 만큼 돌아오지 않는다지만, 어릴 때부터 그런 걸 경험해야할까 싶어서…. 작중에서도 말했다시피 올림픽 선수가 되는 아이는 극소수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가. 재미있고 연출도 좋았지만 주조연이 아니라는 이유로 조명받지 못한 엑스트라들이 자꾸 눈에 밟혔다. 이노리가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음에도 시험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건 결국 재능이 있다는 얘기고, 그런 애가 노력까지하니 재능 없는 아이는 뒤로 밀려나고 절망에 빠질 수밖에. '그런 애를 신경 쓸 시간에 우리 애나 신경썼으면 좋겠다'는 한 학부모의 말이 너무하다싶다가도 무슨 마음인지는 알 거 같아 씁쓸했다. 내가 예체능을 해서 더 그런걸지도….
아이들은 전부 개성있고, 착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서 나에게도 많은 동기부여가 됐지만, 동시에 여기에 정말 올림픽에 나가는 애는 얼마나 될까하는 생각에 뒷목을 쓸어넘겼다. 아직 2권까지밖에 안나왔고, 현실을 상기시키는 대사가 자주 나오는 걸 보면 분명 여기 나오는 등장인물 중 하나는 그런 성장통을 겪겠지. 그때 내가 울지 않고 참을 수 있을까? 벌써부터 가슴 한켠이 시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