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디님과 함께하는 수요일 밤에는 시네마의 첫번째 영화 아랍 블루스. 왓챠에서 볼 수 있다. 프랑스에서 살다 튀니지로 돌아온 셀마가 옥상에서 상담소를 연 이야기인데, 이민자를 바라보는 시선과 여성이 겪는 차별, 성소수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일상에 녹여냈다. 금욕적이고 성스러운 이미지의 종교를 이용하여 종교 밖 사람들을 억압하고, 신의 뜻대로라 칭하며 곪아가는 사회를 가만히 냅두는 체재를 보며 종교와 신앙, 믿음이란 무엇인지 생각했다. 옳지 않다는 걸 인지하고 있음에도 그것 또한 신의 뜻이라 여긴다면 그는 믿을 가치가 있는걸까.
개인적으로 모두가 배척하지만 동시에 선망하는 프랑스에서 고향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보고자 나선 셀마가 일면식 없는 사람 앞에서 여태까지 당한 일을 토로하며 울다가 자신이 왜 이 일을 해야하는지, 왜 고향으로 내려왔는지 깨닫는 연출이 좋았다. 셀마가 그랬듯이 그들도 셀마를 모르기에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었을테니까…. 심리학 의사가 만든 게임인 헬프 미에서 의사와 환자는 가까워지면 안된다는 스크립트가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쩌면 이 이유에서인지도 모르겠다.
별개로, 이건 아주 조심스럽고 민감한 문제지만, 보통 트랜스젠더나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사람은 종종 사회에서 답습하는 여성상—드레스나 레이스 팬티같은 것들—을 동경하고 그걸로 몸을 치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정적인 여성상을 타파하고 중립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자고 외치는 요즘에는 그건 성이 아닌 취향의 문제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현대의 남성이 코르셋을 조이며 예쁜 인형이나 공주처럼 있는 것을 우상으로 여긴다면 그는 그때도 여성이 되고싶어할까? 그를 조명하고 표현하는 매체의 잘못인 걸까? 나는 아직 젠더론이 어렵다. 공부가 부족하다는 뜻이겠지….
영화 얘기로 돌아가서, 작중 내내 셀마가 받은 부당한 대우에 안타까웠는데 끝내는 잘돼서 다행이다. 사실 결말 부분이 빨리 지나가서 아쉬웠는데 볼디님이 프랑스 영화가 이만하면 기승전결이 확실한 거라 하셔서… 납득했다. 느린 행정절차에도 결국 빛을 본 셀마처럼 뭐든 인내하면 복이 오겠지.